불꽃처럼 나비처럼 - 최재웅과 수애를 다시 보다 by Scully



1. 배우 최재웅

영화가 시작하고 자막을 보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.
응? 최재웅? 뮤지컬 배우 그 최재웅?
방금 이 포스트를 작성하기 직전에 알게 됐다. 이번에 이 영화의 역할로 신인남우상을 타셨더군.
최재웅 님은 내가 열렬히 좋아해서 매일 들락거리는 sun-n-fish 블로그의 쥔장 만화가 박희정 님이 열렬히 사모하는 연극 배우로(먼가 복잡해 -) 희정 님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유명한 뮤지컬배우이다. 작년에 대학로 소극장 e-da에서 이 분이 출연한 창작뮤지컬 Who 를 관람하기도 했더랬다. (소극장 맨 앞 줄이라 바로 5미터 앞에서 이 분의 숨결과 불타는 눈동자를 느낄 수 있었다능. 아. 영광이에요. 다부진 체구에 노래도 얼마나 잘 하시는지. 재웅님이 공연하는 동안 그 불타는 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몇 번을 마주쳤는지 모른다. 객석과 무대가 가까운 소극장은 그게 좋더군. 묘하게 에로틱해서.ㅋ 물론 조명이 꺼지고 무대와 객석이 텅 비면 끝나버릴 에로스이긴 하나.) 

조승우와 나란히 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오라를 발산하며 낭랑한 목소리와 유려한 몸짓을 스크린으로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뿌듯했다. 내가 공연마다 좇아다니면서 팬질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. 그 때 뮤지컬을 보면서 느꼈던 것 같다. 열정적으로 무언가에 '몰입'한다는 게 어떤 상태를 일컫는 말인지. 그래서 아 이 배우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, 뭐 이렇게 진심으로 기원했던 것 같다. 그런데 이만큼 비중있는 역할에, 신인남우상까지, 이만하면 입이 떡 벌어질 스타트다. 계속 질주했으면 좋겠다. 화이팅.





2. 영화 얘기, 배우 수애 얘기

솔직히 말하면, 예고편만 봐서는 내 돈 주고 안 봤을 영화다. 조승우에 수애면 이름만으로도 관객몰이가 되는 카드이긴 하나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'천년의 사랑' (양귀자 소설) 스러운, '연인 서태후'(Imperial woman, 펄 벅 지음)스러운 사랑 얘기 쯤으로 자체 서머리하고 끝냈을 거다.

결론부터 말하면 영화는 재미있었다. 화면도 아름답고 이상하게도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액션 신은 새로워서 아름다웠다. 특히 나는 흥선대원군이 자기 군사를 앞세워 입궁하려고 했던 씬 중 궁 전체를 조감도로 잡아 늘어선 군사들을 보여주는 부분에선 아,  한국의 궁도 웅장한 느낌을 줄 수 있구나 - 하고 생각했다. 영화 '황후화'의 한 장면이 순간 떠올랐다. 객관적인 스케일은 물론 비교도 되지 않겠지만.

배우 수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. 베드신이니 전라의 뒷모습 노출이니 뭐 이런 건 사실 유치한 얘기다. 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.
앞서도 밝혔듯이 나는 수애라는 배우를 별로 안 좋아했다. 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건 뭉툭한, 가다가 끊어져 버린 것 같은 그녀의 눈썹이었다. 얼핏보면 울상처럼 보이게도 하는 그녀의 일자 눈썹은 왠지 그녀를 약하게 보이게 만들었다. 얌전하고 가녀리고 체념적이고 한을 안고 살아 가는, 지극히 한국 여성적인 그 모든 정서를 다 품고 있는 듯한 그 얼굴과 표정. 난 그게 정말 맘에 안 들었던 거다. 그런데 이 영화에서 난 수애의 표정 그 이면에 담긴 강단을 읽어냈다. 서럽디 서러우나 다시 처연히 일어나 꼿꼿이 앉아선 아무렇지 않은 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만 하는, 진정 외로운 자의 뼛속 깊은 독기, 같은 것을 수애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. 홑꺼풀 밑의 커다랗고 서늘한 까만 눈동자가 내 마음을 흔들더이다.  
아, 빠알간 연지를 바른, 마치 과즙을 머금은 듯한 입술도 어찌나 이쁘던지.

아... 문득 레즈비언 같은 기분이 드는 건... -┌ 
오해 말아요. 전 성적 소수자의 행복추구권을 지지합니다.

덧. 천호진씨는 역시 멋있다. 그 카리스마. 어쩜 남자가 그리도 멋지게 나이를 먹누.



3. 굳이 흠을 잡으라면

음. 괜찮았지만 굳이 흠을 잡으라면 영화 초반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정도?
... 그건 아마도 월급이 제 날짜에 안 들어온 탓이겠지... (다찌마와리 버전)








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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